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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으로의 여행

디지털 시대와 지식의 반감기, ‘우리가 믿던 사실이 사실이 아니다?’

by enjoylife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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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고 믿었던 정보와 지식들이 알고 보니 사실이 아닌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디지털 시대와 지식의 반감기 가속화 속 이런 사례들을 찾아보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명왕성의 퇴출]
2006년 8월 천문학계에 큰 이슈가 발생한다. 그간 우리가 학교와 책에서 배운 행성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명' 이 중에서 맨 마지막 행성으로 알려졌던 '명왕성'이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에 의해 행성의 분류법 상에서 행성에서 제외, 왜소행성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유에 대하서 간단히 살펴보면,
천문학자들이 천왕성의 궤도 운동을 관측한 결과 해왕성의 영향 외에 어떤 작은 힘의 영향을 받아 궤도 운동이 불안정한 것을 확인한다. 이에 지속 행성운동을 관측하다가 1930년 3월 미국의 톰보(Tombaugh, Clyde W.)가 로웰(Lowell, Percival)에 의하여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인 명왕성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의 발견은 요행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명왕성의 질량이 매우 작아서 실제 천왕성의 궤도 운동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즉, 행성에서 제외된 이유는 명왕성 궤도 가까이에 있는 카이퍼 띠(Kuiper Belt: 해왕성 바깥쪽에서 태양의 주위를 도는 얼음덩어리와 미행성체들의 집합체)를 끌어들일 만큼 충분한 중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태양계의 행성과 명왕성


[담배에 대한 상식]
한때 담배가 건강에 유익하다고 장려되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담배는 임진왜란 후 광해군 때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조선시대에 담배는 약초라는 인식으로, 조선 중기 학자 이수광은 지봉유설에서 담배를 피우면 가래가 없어지며 소화가 잘되는 등 약초 효능이 있다고 기술했으며,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 시절 <홍재전서>에 기술한 담배의 유익한 점으로, '더위를 당해서는 더위를 씻어주는데 이는 기(氣)가 저절로 평온해지므로 더위가 저절로 물러가게 된 것이고, 추위를 당해서는 추위를 막아주는데 이는 침이 저절로 따뜻해지므로 추위가 저절로 막아지게 된 것이며, 밥 먹은 뒤에는 이것에 힘입어 음식을 소화시키고, 변을 볼 때는 이것으로 악취를 쫓게 하고, 또 잠을 청하고자 하나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이것을 피우면 잠이 오게 되며, 심지어는 시를 짓거나 문장을 엮을 때,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때, 그리고 고요히 정좌(靜坐)할 때 등의 경우에도 사람에게 유익하지 않은 점이 없다." <홍재전서 제178권, 일득록 18, 훈어 5 >'라고 정리되어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하여 임금과 신하가, 아버지와 자식이 함께 담배를 피우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진풍경이 펼쳐졌었다고 한다.


앞서 살펴본 사례 이외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정보와 지식이 변화되는 사례는 여기저기서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세상에서 좀 더 빠르게 진행되는데, 디지털 세상에서의 정보는 생산량과 전파 속도에서 그간 흐름과는 비교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방대한 양의 정보와 지식의 생산은 유효기간 즉, 유용성과 효력을 단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프리츠 마흐럽(Fritz Machlu)은 이를 '지식의 반감기'라고 소개하였으며, 하버드 대학의 복잡계 물리학자 새뮤얼 아브스만이 각 분야에서의 '지식 반감기'의 유효기간을 정의하기까지 하였다.

'지식의 반감기'는 핵물리학에서 방사능 물질의 세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인 ‘반감기’를 지식 일반에 적용한 것으로, 진실로 여겨졌던 지식에 허점이나 오류가 발견되거나 새로운 지식의 등장 등으로 인해 기존 지식의 유용성이 절반으로 감소되는 기간을 말한다.
새뮤얼 아브스만(Samuel Arbesman) 박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물리학의 반감기는 13.07년, 경제학은 9.38년, 수학은 9.17년, 심리학은 7.15년, 역사학은 7.13년 등으로 나타난다고 하였으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지식의 반감기'가 급격히 짧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하였다.



위에서 이야기한 디지털 시대와 지식의 반감기 가속화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부분이다.
아직도 과거의 교육방법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 과정, 코로나로 인하여 화상 교육 체제가 도입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하게 대응했던 초등학교 교육체계, 대학 졸업 후 몇십년 후에 되돌아보아도 변화 없는 대학교육 과정과 이를 지속 유지하고자 하는 '라때 세대' 등등
지식의 구조와 정보 습득 채널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어 버린 환경하에서도 아직 이에 대한 변화에 대한 고민보다는 자신의 방법이 옮다고 생각하는 '지식의 관성'과 이를 지지하는 현 체제의 의사결정권자들의 대응 처사가 매우 우려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 대한 수동적 대응과 막연한 비판보다는 앞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은 현 교육 체계의 의존적 현실을 벗어나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뚜렷한 방법이 있을까에 대한 답은, 물론 없다고 답할 수밖에...

'디지털 시대와 지식의 반감기 가속화’  상황하에서 인간의 역량과 능력의 한계로 무한대로 쏟아지는 지식과 정보를 모두 소화하기란 절대 불가하며, 따라잡는 행위 자체가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를 소화할 수는 없지만 변화에 대한 인식과 받아들이기 위한 사고로의 전환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즉 우리의 뇌의 메모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CPU는 이 정도의 변화를 따라가기에 아직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창의적인 생각과 논리적 의사결정 능력을 기르기 위한 학습 그리고 '지식의 관성'이 아닌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적 사고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오해가 있을 듯싶어 첨언 하자만, 대학은 대학으로서의 가치가 아직은 지속되리라 본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학업에 매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식과 미래에 대한 기반을 다지는 것은 사실이며, 또한 대학이라는 자격증의 가치는 그 사람의 능력을 일차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본이라는 것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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